갈거리사항촌

소식지 여는글 2010 12

곽병은 2010. 12. 30. 16:02

갈거리이야기  ‘여는 글’      2010 12 20/29


  며칠 전 밤에 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1 년 전에 할아버지를 여의시고 충청도와 강원도의 노인시설과 절 등을 돌아다니시다가 한 달 전에 원주로 오셨고 10여일 전에 동사무소의 소개로 저희 갈거리 아네스의 집으로 오셨습니다. 할머니는 한 달 동안 갈 곳을 찾느라 고생하고 밥을 못 먹었다고 하며 체중이 39kg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식사도 못하시고 오래 앉아있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병원에서 진찰 결과 췌장암이 복부에 퍼져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할머니는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요양시설로 옮기셔야 한다고 하니, 나를 제발 다른 곳으로 보내지 말아 달라며 한 참 고생해서 하느님이 이곳으로 안내해 주셨는데 또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나를 내쫓지 말아달라는 할머니의 기도 같은 말씀을 가볍게 듣고 거절할 수 없어 계속 우리시설이 할머니의 보호자 역할을 해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곳에 오시고 6일 째 되던 날 요양병원에 입원하시고 5일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던 날 아침에 할머니는 다시 갈거리로 갈 수 있냐고 물으셔서 저희가 갈거리로 모시겠다고 하니 편안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흥업성당 연령회의 도움으로 장례절차를 마치고 원주시 납골당에 모셨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어려운 삶을 살다 가신 한 할머니를 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돌아가시는 이를 편안히 해드릴 수 있으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에게 이해하는 마음과 진솔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습니다.

  갈거리사랑촌을 사랑하고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10 1 1    갈거리사랑촌 곽 병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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